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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A

제목:   N6OH 사죄의 글

작성자: 이 기범
Updated on 11/21/2010
아래글은 이번달 소식지 첫 표지에 들어가는 글이다.
그러나 보내주신분 의도와는 달리
밑에 들어가야 할부분을 빼고 올려
보시는 분으로 하여금 오해 할 소지가 있어
원본글을 다시 올립니다.
부디 노여움 푸시길 바랍니다.


제가 Ham License 를 갖은 지도 내후년이면 10 년이 되어 갑니다.활발하게 활동은 안 하지만 그간 회원 여러분과 맺은 인연은 정말 뗄래야 뗄 수 없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여기 남편(AD6GN)이 보낸 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KR6DH 님에게 드리는 글
사랑하는 아내에게 당신이 내게 와서 아픔이 있어도 참아 주었고, 슬픔이 있어도 나 보이는 곳에서 눈물 하나 흘리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내게 와서 고달프고 힘든 삶으로 인해 하루에도 몇 번씩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어도, 내가 더 힘들어 할까 봐 내색 한번 하지 않고 모질게 살아 주었습니다.
돌아보니 당신 세월이 눈물뿐이었을 겁니다. 살펴보니 눈가에 주름만 가득할 뿐 아름답던 미소는 간 곳이 없습니다. 작은 일에도 화를 내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슬퍼하면, 모두가 당신 탓 인양 잘못한 일 하나 없으면서 잘못을 빌던 그런 당신이었습니다 .
당신이 없었다면 내가 어떻게 살아 왔겠습니까? 당신이 없었다면 나의 삶이 있었겠습니까 ? 이 모두가 당신 덕분입니다. 오늘이 있게 해준 사람은 내가 아닌 당신이었습니다. 오늘 내가 웃을 수 있는 것도 다 당신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당신에게 난 무엇이었습니까? 내가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
생각해보니 항상 나의 허물을 감추려고 화낸 일 밖에 없었고, 언제나 내가 제일인 것처럼 당신을 무시해도 묵묵히 바라보고 따라와 준 당신 그런 당신에게 할 말이 없습니다.

그저 내 곁에 있어주는 당신으로만... 그저 같이 사는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로만... 당신에게 폭군이었습니다.
돌아보니 내가 살아 갈 수 있는 힘이었고, 나를 만들어준 당신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신하고 같이 살아오던 세상도 나는 나 혼자만의 세상처럼 살았습니다.
나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는 줄 알았습니다. 착각 속에 빠져 당신을 잊어버렸습니다 .
당신을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세월 동안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아파도 원망 한번 하지 못하고 바라보는 가슴 재가 되었겠지요!
같이 사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잊어버린 당신에게 이 아침 참회의 글을 적습니다.
하지만 이 무슨 소용입니까? 이미 자신을 잃어버리고 살아왔을 당신의 지난 세월을 생각해 보면, 너무나 가슴 아프고 부끄럽습니다.
눈물로 용서를 구한다고, 당신이 잃어버린 세월이 찾아올까요? 식어버린 당신 가슴이 뜨거워질까요? 두렵습니다 .혹시라도 떠나갈 당신일까 두렵습니다.
나의 삶이 당신이란 사실을 망각하고 살아 왔는데, 내 곁을 떠나갈 당신일까 두려운 생각이 드는 아침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세월 혼자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습니다. 사랑이 없어서도 아니었는데 당신에게 한 번도 줘 본적 없는, 진실한 마음을 어이해야 합니까? 아파하며 살아 왔을 당신에게 무엇으로 남은 인생 보상하겠습니까…
이 아침 눈부신 햇살 속에 당신을 그려 봅니다.


어떠세요? 이 글은 AB6DF님께서 GN이름을 빌려 저(DH)에게 보내주신 글입니다.
너무 감동적이어서 여러분께 알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사실 이만큼 남편에게 잘한 게 하나도 없거든요.
희생적이지도 못하고 참을성도 없습니다.
이 글을 보는 순간 많이 부끄러웠고 반성하며 더 잘하라는 의미로 들렸습니다.
이 글을 보내주신 DF 님께 대단히 감사하며 무한한 사랑을 보냅니다.
DF 님을 만난 인연도 Ham 이었기에 가능했겠지요. -7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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